의예당,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올해로 국내 공연된 지 40주년을 맞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 이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한편, 전통적인 연극의 모든 법칙을 깨뜨린 혁신적인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연극을 더 깊이, 더 자세하게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의예당)은 내달 4일 오전 11시와 오후7시30분, 5일 오후3시 등 이틀간 의예당 소극장에서 극단 산울림(대표 임영웅)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선보인다.
이 연극은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사뮈엘 베케트(1906~1989)의 원작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언제 올지 모르는 고도를 기다리는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 이들의 기억을 훼방 놓는 포조와 럭키, 매일 저녁 찾아와 ‘내일은 고도가 온다’고 말하는 소년, 모두 다섯 인물이 등장하는 이 연극은 앞뒤가 맞지 않는 부조리한 대화들로 진행된다. 처음 접하는 관객으로선 당혹스럽거나 따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오지 않을 무언가를 기다리고 집착하는 현대인의 삶을 찾는다면 반응은 달라질 터. 전문가들은 관객이 작품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고 발견하는 적극성을 갖는다면, 통렬하게 풍자하며 날카로움이 숨어있는 현대 부조리 연극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감상 포인트를 전한다.
이 작품은 1953년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연극으로 소개되었고, 이후 100여 개국에서 번역됐으며 8만 편 이상의 박사학위 논문이 헌정되었을 만큼 심오한 주제와 내용, 연극성을 고루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현대극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고 말할 만큼 전통적인 연극의 모든 법칙과 내용을 일시에 깨트려 버린 혁신적인 작품으로, 지금까지도 관련 연구와 공연이 활발하다.
국내에서는 지난 1969년 극단 산울림의 임영웅씨에 의해 처음 소개됐으며, 초연 이후 지금까지 1천 100회 이상 공연됐다. 아비뇽, 파리, 더블린, 그단스크, 도쿄 등 해외에서도 공연되었고, 지난해 10월 더블린 트리니티대학 베케트 센터에 초청받아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의예당은 공연 첫 날 모닝연극 관객 중 추첨을 통해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를 증정하는 한편, 이날 오후 4시 의예당 국제회의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 한국 초연 40주년 기념 세미나’를 마련할 계획이다. 관람료 모닝연극/1만5천원, 일반 2만원. 문의 031―828―5841~2. 류설아기자/rsa119@joongboo.com


[중부일보]2009년 08월 27일 (목)/류설아기자/rsa119@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