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일보]비참한 가족이야기… “너무 놀라지 마라”
  • 등록일2010-01-28| 작성자 관리자


비참한 가족이야기… “너무 놀라지 마라”
극단 골목길, 내달 5~6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

   

화장실에서 목매달아 자살하는 아버지, 영화감독을 꿈꾸는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남편, 생활고에 시달리다 노래방 도우미로 나서는 아내, 어머니의 가출 후 외출을 하지 않고 만성변비에 시달리는 시동생, 결코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이 가족은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극단 골목길의 ‘너무 놀라지 마라’가 내달 5~6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연극은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박근형), 여자연기상(장영남)을 비롯해 2009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여자연기상(장영남), 신인남자연기상(김주완)을 수상했으며 한국연극평론가협회가 뽑은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되는 등 2009년 최고의 작품이다.

인물이나 사건 구성이 다소 과장된 면이 없진 않지만 우리 주변 누군가의 집인 것처럼 사실적이고 세세한 무대와 소품들은 이 비참한 가족이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현실을 주제로 우리의 삶을 날카롭게 담아내는 박근형 연출가의 색깔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극의 한 가운데에서 자아의 모습과 함께 우리의 지난 과거와 가슴 아프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엿볼 수 있다.

   
배우들의 열연은 어수선한 극 분위기 속에서도 끝까지 맥을 놓치지 않게 한다. 장영남은 예쁘기를 포기한 촌스러운 모습으로 괴로운 현실을 살아가는 아내의 모습을, 남편 역의 김영필은 섬뜩할 만큼 잔인한 연기를 선보인다. 김주완은 탁월한 감정연기로 절망과 증오로 가득찬 시동생역을 표현해냈다.

또한 자칫 너무 진지할 수 있는 흐름은 적절히 가미된 코믹한 상황들로 상쇄된다. 5일 오전 11시(모닝연극)·오후 7시30분, 6일 오후 5시 공연. 전석 2만원.(모닝연극 1만5천원) 문의 (031)828-5841~2

[경기일보]윤철원기자 ycw@ekgib.com / 2010.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