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헤드윅,정체성을 찾는 자의 슬픔..
- 등록일2009-05-17 작성자 김 * *
일시 : 2009.5.16.18:00
장소 : 의정부 예술의 전당 대극장
트랜스젠더 록커인 헤드윅의 이야기..
그 줄거리는 따로 이야기가 필요없을터,
추적추적 비오시는 토요일 오후를 후끈한 열기로 이끌어준 작품이었다.
광드윅 이주광..
대부분 쏭드윅에 익숙해져있다.
송용진님만이 표현할 수 있는 우수 젖은 눈빛,그 목마른 음성,갈망하는 절규를 기억하기에
이주광님은 처음이었다.어색한 만남.조금은 불편한듯한..아주 조금 어색한 느낌.
시간이 지나며 광드윅도 그 어색함을 풀고 관객과 호흡을 나누기 시작했다.
마지막 장면에서의 그 열광적인 무대,혼신을 다하는 연기..아름다웠다.잘했다.
그러나..
그 정체성의 혼돈을 쥐어짜는듯 슬픔과 격정으로 몰고가기엔 카리스마가 부족했다.
관객에게 충격과 혼돈을 이겨낼 압도적인 그 무엇인가가 부족하다.
쏭드윅이 정말 간절히 다시 보고 싶었던 시간였지만..
광드윅 이주광님도 아직 젊은 나이..세월만이 채울 수 있는 경륜,경험이 다시 그를
압도적인 광드윅으로 재탄생 시킬 것으로 믿는다.
이츠학 최소영님.
처음보는 이름이다. 네이버 검색창에도 안나오는 배우.
헤드윅의 남편역할인데..
때론 어머니로서 때론 친구로서 그 혼돈의 정체성을 지켜보는 역할인데..
심하게 겉돈다.낯선 타인이 거리를 두고 무대에 홀로 서있는 느낌.
그런데,
가창력..일품이다.새로운 배우의 발견,묘한 매력을 주는 배우이다.
중성적 매력을 물씬 풍긴다.아주 큰 아름다움을 숨기고 일부러 감추는듯한 차가움.
이츠학을 맡았던 최소영님에 대한 단상이다.
도대체 그럼 나는 무엇이란 말인가로 되뇌어지는 정체성의 혼돈..
마흔의 중반을 넘어선 내게도 가끔 자문해보는 혼돈이기도 하다.
나는 무엇인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헤드윅은 그 혼란을 잊기 위한 열광과 성수의 뿌려짐과 몸부림을 주지만..
공허하다.
몇번을 다시 보아도 그 공허함은 피할 수 없을듯 싶다.
삶이란..
그 정체성을 찾기 위한 긴 여정일터,
돌아오는 차안에서 바라본 빗줄기..
역설적으로 지금 생활에 대한 고마움,곁에 있는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느꼈던 공연.
몇번을 보아도,열번을 넘게 보아도..
어딘가 공허한 공연..채워지지 않는 아쉬움..
그래서 더 애잔하게 남는 공연,
헤드윅이었다.
비가 제법 온다.
오늘은 커피 한잔이 더 진하게 느껴지는 밤이다..
2009.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