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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프(Recif)>-“그 무중력의 환상을 경험하고...”
작성자김 * *등록일2003-05-26

프랑스 빠사제극단<레시프(Recif)>-“그 무중력의 환상을 경험하고...” 

여름밤부터 가을밤에 걸쳐 은하수 서쪽에서 볼 수 있는 별자리 중에 거문고자리가 있다. 
그 거문고자리에 깃든 처절하게 아름다운 그리스신화인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사랑이야기가 저물어가는 5월의 밤하늘에 프랑스 빠사제극단의 레시프(Recif)를 통해 우리들을 그 신화의 세계로 안내했다. 

반평생이 넘는 세월을 이 의정부라는 척박한 땅에 살며 오늘처럼 이 보다 더 행복한 밤을 지새운 적이 몇 번이나 있었던가...? 
가슴이 터지고 온 몸이 떨리는 느낌의 강렬함으로 난 어느새 오르페우스가 되어 저승에 끌려간 연인 에우리디케를 찾아 떠나고 있다. 

“...그리스의 약사요 거문고(하프)의 달인인 오르페우스는 아름다운 님프(요정)의 한 사람인 에우리디케를 아내로 맞는다. 
결혼 후 얼마 안 되어 애우리디케는 들판에서 놀다가 독사에게 발을 물려 눈 깜짝할 사이에 죽고 만다. 
오르페우스의 슬픔은 말할 수 없이 깊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르페우스는 아내를 찾아 저승으로 떠날 것을 결심한다. 거문고를 메고 하늘로 오른 오르페우스는 저승사자들과 저승에 있는 강의 나룻배 사공인 카론, 지옥의 번견 케로베로스 등을 만나나 모두 오르페우스가 타는 아름다운 음악에 매혹되어 길을 열어 주었다. 
결국 오르페우스는 저승 나라의 왕인 플루톤의 왕좌에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오르페우스는 플루톤 앞에서 거문고를 들고 필사적으로 음악을 연주하고 저승사자들은 그 훌륭한 연주에 모두들 도취된다. 
그 중에서도 플루톤의 아내인 페르세포네는 본래 이승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오르페우스를 특별히 가엾게 여겨 플루톤을 설득 시켜 주었다. 
플루톤의 허락으로 지상으로 돌아오게 되었으나 지옥을 빠져나갈 때까지 뒤를 돌아봐서는 안된다는 약속을 어기고 지상을 한발 남겨두고 마음이 헤이해진 오르페우스는 무심코 에우리디케의 얼굴을 돌아보고 말았다. 
그 순간, 에우리디케의 모습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며 또다시 저승 나라로 끌려가고 말았던 것이었다. 오르페우스는 미칠 듯하여 한 번 더 플루톤에게 되돌아가서 사정했으나 아무도 그를 상대해 주지 않았다. 
그 후 오르페우스는 미쳐 버려서 강물에 몸을 던져 죽었다. 그 후 그가 타던 거문고는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었다...” 

하나의 외줄을 통해 우린 무중력의 환타지를 느끼며 사랑하는 연인 에우리디케를 찾아 하늘로 오르고 떨어지는 환상을 경험하며 새로운 레시프의 세계를 보았다. 
오늘 우리가 이곳에서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이며,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린 지금 똑바로 서 있는가? 
어디가 위고 아래고 옆인가? 
그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이고 꿈인가? 
우린 지금 어디에서 삶의 가치를 찾고 있는가? 
지금 우린 무엇을 보고 앞으로 위로 나가고 있는가? 
그 무엇이 있어 이 아름다운 예술의 세계를 대신할 수 있단 말인가? 

레시프로 음악극축제의 막이 내렸다. 
이제 의정부의 어디서 이 아름다운 밤을 만날 수 있을까? 
기지촌과 난개발로 얼룩진 의정부에서 반평생 넘어 오늘 처음으로 만나본 아름다운 이 밤을 다시 만나야 하는데 반평생이 또 걸려야 한다면 난 참으로 질식할 것이다. 

질식할 것 같은 의정부에서 우릴 그래도 숨쉬게 해준 음악극축제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의정부의 반짝이고 휘황찬란한 불빛을 뒤로한다. 

"우리네 잘난 인생 모두 외줄 인생이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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